검색을 하지 않는다. AI 시대, 블로그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

1. 검색의 종말, AI의 시대

요즘 네이버나 구글에 직접 검색을 하십니까? 

나만 해도 점점 더 “검색”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AI에게 묻는 게 훨씬 더 간단하고 효율적이니까. 

기존의 검색 엔진에서는 내가 “단어”로 검색하고, 그중에서 내 상황에 맞는 글을 하나씩 품을 들여 읽어봐야 한다. 하지만 AI는 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만 하면, 그에 맞는 정보를 찾아서 보여준다. 그러니 굳이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보통 정보를 얻을 땐 퍼플렉시티 → 챗지피티 → 제미나이 순으로 물어보는 편이다. 단순한 검색의 경우 퍼플렉시티가 빠르고 간단하며, 챗지피티는 조금 더 사고가 필요한 질문에 쓴다. 제미나이는 앞선 두 AI가 변변치 않은 답을 내놓았을 때, “그럼 너는 다른 아이디어가 있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쓴다.

검색은 이 모든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나 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직접 검색할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2. 블로그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내가 블로그 ‘검색’을 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화장품을 살 때이다. 그런데 그때마저도 검색 시간이 길지 않고 블로그 검색 결과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보통은 유튜브를 통해 어떤 화장품을 알게 되고, 다른 “믿을 만한” 유튜버의 리뷰를 찾아본다. 그 이후에나 블로그를 검색해보지만, 광고나 인플루언서 느낌의 글은 무조건 거른다. 그 외의 블로그 글은 내용이 부실한 편이라 후르르륵 훑어보고 바로 다음 글로 넘어간다. 최종 구매 전에 구매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리뷰를 본다.

사실상 블로그의 역할은 거의 없다. (인플루언서들의 리뷰는 대부분 광고성이라 얻을 정보가 없고, 일반 블로거들은 참고할 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 결국 도움이 되는 글이 없다는 것이다.)



3. 블로그가 정보를 제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여행 정보를 찾을 때도 블로그를 거의 보지 않는다. “~하는 방법”이라든가  “~가는 방법” 같은 정보를 얻고 싶을 때도 AI검색이 가장 효율적이다. 블로그에는 핵심적인 답이 없거나 있더라도 글이 장황하다. 반대로 AI는 간단하고, 빠르고, 효율적이다. 

물론 여행 글에서는 최종적으로 블로그 글을 한번 더 확인하곤 한다. AI가 수집한 정보는 “최신 정보”가 아닐 확률이 있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블로그 글로 더블 체크하긴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보 검색’으로써의 블로그는 경쟁력을 잃은 것 같다.


4. 그렇다면 블로그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사람들이 블로그에서 원하는 건 개인의 솔직한 경험담이다.”라고. 하지만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블로그는 잘 읽지 않는다. 블로그에 읽을 만한 글이 있나? 블로그에 솔직한 경험담이 있나? 

나조차도 이럴진대, 블로그가 의미가 있긴 한가? 
블로그가 살아남으려면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더 이상 사람들은 블로그에서 정보를 검색하지 않는다. 결국 유튜버나 숏폼처럼,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심심할 때 읽을 만한 거리를 제공하는 것, 그게 블로그의 다음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미 우리는 X나 스레드 같은 곳에서 ‘짧은 글, 이미지, 동영상’을 소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장문의 블로그가 필요한가? 이 플랫폼이 유효한가?


모르겠다. 결국 블로그는 니치한, 소수의 취향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블로그를 어떻게 키워 나가야하는 것일까.